오래된 신발을 버리려다 이내 멍해져 버린 내 오후 수북해진 먼지만큼이나 쌓여버린 날들에 대한 나의 한숨 참 많이도 걸었구나 신발 밑창은 바닥이고 어쩌면 삐딱하게 살았구나 유난히 한쪽이 심하네 오늘은 버려야지 하고 나선 길에 바람이 지나면 나도 모르게 돌아선 내 손엔 그만 버리지 못하고 미안하고 불쌍하고 내 기억 같기도 해서 난 이렇게 집착하게 되는구나 놓아야 할 것들에 버려야 할 날들에게 유행은 지나가고 더렵혀져서 이제 멀쩡한 걸 난 원해 낡은 너를 내가 버리려니 내가 변한 것 같아 그래도 걸어야지 하고 낯선 길에 발을 내 딛으면 흔들거리다 돌아선 내 손엔 그만 버리지 못하고 미안하고 불쌍하고 내 기억같기도 해서 난 이렇게 집착하게 되는구나 놓아야 할 것들에 버려야 할 날들에게